2021년 08월 27일 금요일
날씨 : 흐리고 비가 조금 내림
#1
외주 개발자님과의 미팅일. 개발자님의 일정을 고려해 시간은 저녁 7시였다.
개발 관련에 대한 토의도 하겠지만 그동안 기획과 디자인을 중간 점검하는 날이라서 바짝 긴장한 날이었다. 미팅 준비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잘 몰랐다.
저녁으로 피자를 먹고 아주 유쾌하고 즐거웠지만 매우 신중하게 참여했던 회의를 하고 나니까 밤 10시.
전 디자이너가 하도 사이트를 엉망진창으로 건드려놓고 간 바람에 그동안 놓친 스케줄도 소화해야 하고 내가 하는 기획 및 디자인에 기대가 엄청 컸던 터라 더 부담이 많이 됐다. 진행이 잘 되고 있고 디자인도 좋다는 얘기를 듣고 싶었는데 심신이 너덜너덜해지기만 했다. 휴. 사기가 훅 떨어졌다. 다음 주까지 멘털을 잘 회복하고 가야 할 텐데 내가 한 디자인을 쳐다보기가 두렵다.
UX/UI 디자인은 객관적인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완전히 주관적이기도 해서 그 경계가 애매하다. 그래서 늘 쉽지 않다. 아무리 잘 만들어지고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사이트지만 불편하다는 사람은 어디에든 늘 있는 법인데 티끌하나 없는 완벽한 UX/UI가 어딨단말인가.
이번엔 다른 때보다 정말 노력을 많이 한 거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좋은 평을 받아서 그대로 진행할 줄 알았는데...아흐 너무 속상하다. 다음 주엔 엉엉 울면서 일할 듯... 출근이 벌써 걱정이다.
퇴근하려고 엘베를 잡는데 오늘은 총 12시간을 근무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 속상. 그 동안 즐겁게 출퇴근을 했던 게 너무 바보 같아진다. 12시간 동안 집에 혼자 있었을 후추가 가장 먼저 걱정.(그래서 더 속상) 주말은 푹 쉬면서 후추랑 놀아야지. 심신의 에너지를 모두 소비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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