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8월 02일 월요일
날씨 : ☀️
#1
지금까지 항상 당연한 듯이 있었던 사람.
당연한 듯이 있었던 시간.
우리는 당연한 것에 냉담하다.
그래서 당연한 것은 슬픔을 견디지 못해 도망가버리고
우린 결국 잃고 나서야 '당연함'의 부재를 깨닫는다.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당연함을 잃게 될까.
#2
최근 후추가 애교가 많아졌다. 가족이 된 지 1년 6개월쯤 지났는데 이제야 내가 가족이란 것을 인정해주는 듯한 눈치다. 손바닥 한 꼬맹이 시절부터 호기심 대마왕이었던 후추는 늘 나를 경계했었다. 아비시니안은 애교가 많아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갖는다는데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내가 간식을 줄 때 빼고는 살갑게 다가오지 않아서 꽤 도도한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예민한 성격 탓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눈이 뿌옇게 변한다던가 혈뇨(방광염)까지 보여 병원을 자주 들락날락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꽤 자주 내 옆에 몸을 붙이고 앉아 머리를 쓰다듬어 달라고 한다던지 몸을 쭉 피고 편하게 누워 꿈뻑꿈뻑 나를 바라봐준다.
후추에게 맞는 두 종류의 사료를 섞여먹여야 한다는 것도 알았고, 항생제가 강한 약을 먹으면 알러지 반응처럼 얼굴이 붓고 간지러워 한다는 것도 알게됐다. 외출하고 들어오면 몸을 뒤집고 쭉 펴서 배를 만져달라고 하는데 5번 이상은 안된다.(악마로 변신 😈 ) 눈꼽을 떼줘야 할 때 '눈꼽!'이라고 말하면 눈꼽떼는 줄 알고 가만히 있는다. (발톱은 언제 얌전히 깎을 수 있을까?) 간식을 먹을 땐 '앉아!'와 '손!'을 알아듣고 말도 잘 듣는다. 츄르의 힘이 이렇게 대단한 거다. 교육시킬 때 클리커의 도움이 컸는데 '하이파이브!'와 '코!'하면 알아듣고 하이파이브를 한다던지 내 손 끝에 코를 콕 가져다 댄다. (이것도 역시 간식의 힘이겠지만.)
시간이 쌓이는 만큼 후추는 나를 어떻게 생각해줄지 문득 궁금해진다. 예전보다 나와 더 같이 있으려고 하는 걸 보면 예전보다 나를 덜 경계한다는 거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겠지? 내가 선택한 가족이기 때문에 후추 입장에서는 좀 황당하고 어이없을 순 있겠지만 후추가 나에게 주는 사랑과 애틋함만큼 편하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오래오래 함께하자 후추야🧡
'반짝'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0804W 2020도쿄올림픽 배구 4강 진출! (0) | 2021.08.04 |
---|---|
20210803T 성전환 역도 선수 로렐 하버드 (0) | 2021.08.03 |
20210731S 7월 끝 (0) | 2021.07.31 |
20210726M 2020도쿄올림픽 (0) | 2021.07.26 |
20210724S 조심 또 조심 (0) | 2021.07.24 |